
《한시치 체포록─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2010.02/책세상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2010.02/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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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습니다. 토요일에 출판사에서 책을 받고, 이제나저제나 인터넷 서점에 등록되기를 기다렸는데,
교보 오프라인 매장에는 지난 주말에 벌써 깔렸다고 하는군요.
관련 게시 : 3번째 작품, 《한시치 체포록(가제)》
작품에 대한 소개는 윗글에서 간략하게 이미 한 바 있습니다.
한국 독자에게는 조금 낯선 오카모토 기도라는 작가는 세계의 괴담, 기담 수집가이고,
무엇보다 에도의 괴담 연구에 힘쓴 인물입니다. 신문기자를 거쳐 극작가, 소설가, 번역가 등으로 폭넓게 활동했고, 그가 번역한 작품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대표작이 바로 《한시치 체포록》인데요.
특기인 에도의 괴담 분위기를 살린 탐정 소설입니다. 쉽게 읽을 수 있고, 단편 모음이라 템포도 빠르죠.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지만, 시대에 대한 고증은 에도 시대 전문서의 참고 문헌으로 쓰일 만큼 신뢰도가 높은 것도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이야기 안에서 차근차근 설명해 주기 때문에 에도 시대를 잘 모르는 분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한시치 체포록》이 조금 작고, 더 두툼하지만 적색과 흑색이 조화를 이룬 표지 분위기가 흡사합니다.
《일본 호러 걸작선》에는 오카모토 기도의 〈유령풀〉이 실려 있으니 필히 체크! 기도의 소설 외에도 실려 있는 단편들이 다 주옥같은 작품뿐입니다. 임희선 선생님의 번역도 매끄럽고요.
사실 책 받고 제일 먼저 확인한 게 삽화였어요. 이번에도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했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는 A/S 주저리주저리 코너. 이 말을 이렇게 옮긴 배경, 변명 등등을 수시로 업데이트 합니다. 오탈자, 오역, 이상한 부분 신고 받습니닷.(신고받은 부분은 확인해서 책세상 편집부에 전달하도록 하겠사와요)
오카모토 기도의 모던한 문장
배경도 에도이고 백 년 전에 발표한 소설인데 오히려 현대적인 느낌의 문장과 느낌이라, 번역하면서 고민했던 부분도 여기였어요.
배경은 에도지만 구성이나 말투, 용어는 완전히 현대식으로 꾸민 교고쿠 나쓰히코의 《구 미미부쿠로》처럼 아예 현대풍으로 갈까도 생각했죠. 아무래도 상업도시 에도가 배경이다 보니 각종 상점이 나오는데 흔히 쓰는 대행수, 행수 말고 점장, 부점장이란 단어를 사용할까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그리고 기각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다소 예스러움을 추구했습니다. 예스러움이 고리타분함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읽기 좋은 문장을 쓰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데사키와 시탓피키
웬만한 것은 한국어로 바꾸었지만, 관직명, 요리키, 도신, 오캇피키 등등은 어쩔 수 없이 일어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특히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즐겨 읽는 분들은 이 부분을 헷갈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미야베 여사의 소설에는 오캇피키=데사키이고 그 부하들을 시탓피키라고 부르는데, 《한시치 체포록》에는 오캇피키의 부하가 데사키이고, 시탓피키는 데사키가 부리는 첩보원으로 나옵니다. 보통 오캇피키=데사키로 보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어느 쪽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는 문제네요.
일단 본문에 따라 책 뒤의 에도 시대 치안 유지 기관 설명에서는 오캇피키, 데사키, 시탓피키를 따로 설명했습니다.
또한 본문에는 가급적 '데사키'라는 말은 '수하'라고 옮겼습니다.
自身番, 파수막과 자경소
각 마을마다 두었던 자치적인 경비초소입니다. 치안과 화재를 동시에 관리하던 곳이지요. 셋집의 관리인들이 교대로 당번을 서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말이 옮기기가 미묘한 부분인데요. 인문서라면 '지신반'이라고 원어를 그대로 사용함이 옳습니다만,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파수막이나 자경소라는 말로 옮기는 게 보통입니다. 확실히 말해서 압도적으로 '파수막'이라는 말이 사용됩니다. 《한시치 체포록》에서는 '자경소'라는 말을 택했습니다. 튈려고 그런 건 아니고 자치적으로 마을 치안을 둘러보는 '자경단'들이 자주 나와서 말을 맞추기 위해 그렇게 했는데, 음, 여전히 고민되는군요.
다음에 또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옮긴다면 이번에는 어느 쪽을 택할지? 일단 에도 시대 용어들은 따로 용어사전을 만들어서 정리하고는 있습니다만, 참 까다롭습니다.
*自身番, 自身番屋, 番屋를 다른 말로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다 같은 말입니다. 더불어 무가 저택이 모인 마을의 경비 초소는 辻番(쓰지반)이라고 합니다.
코난 도일의 단편
본문이 끝나고 뒤에 작가가 이야기하는 《한시치 체포록》 탄생 비화가 짧막하게 나옵니다만, 앞서 말했듯이 이 이야기는 코난 도일 경의 《셜록 홈즈》 영향을 받았습니다. 홈즈를 읽고 받은 충격, 그 후에 도일 경의 유명한 단편들을 읽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만…본 작품의 한국어판은 도통 찾을 수가 없더군요.
대표작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ㅜㅠ(그나마 챌린저 시리즈는 행책 등에서 내주었지만)
그런 이유로 제가 옮겨서 편집부에 넘길 때 한국어 제목 없이 원서 제목만 넣었는데, 편집부에서 친절하게 한국어 제목을 달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 실수가 있었어요. 〈Round the Fire Stories〉는 〈난로가 이야기〉가 맞습니다. 겨울밤 난롯불 주위에서 읽을 만한 무섭고 기괴한 이야기 모음집이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영어를 보면 도망가는 제 잘못도 큽니다. 죄송합니다(__)
*기도는 이 책들을 원서로 읽은 모양입니다-^-




단편 하나 번역을 맡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