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권총을'에 해당되는 글 3

  1. 2008/08/05 유우 내 손에 권총을 : 다카무라 가오루 (日) (10)
  2. 2008/06/19 유우 俺はあんたのもの。あんたは俺のもの。 (2)
  3. 2008/06/17 유우 うまい。おやすみ。 (6)

내 손에 권총을 : 다카무라 가오루 (日)

Under 감상의 늪/소설-소설가   Posted @2008/08/05 17:07

완독한 건 이제 거의 두 달 전의 일입니다. 따로 감상보다는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 리오우에 관한 걸 중심으로 몇 가지 코멘트. 미리니름은 다소(꽤?) 포함됩니다.


불화살은 미끈하게 빛나며 순식간에 카즈아키의 심장을 관통하며 어딘가 날아가 버렸다. 관통당한 카즈아키의 심장은 반사적으로 울컥 피를 쏟아냈다. 격통인지 황홀함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꼈다.
火の矢はぬらりと輝き、一瞬のうちに一彰の心臓を射抜いてどこかへ飛び去った。射抜かれた一彰の心臓は反射的にどっと血を押し出した。激痛とも恍惚ともつかないものを覚えた。
- P.39

[내 손에 권총을]의 리오우는 눈으로 불화살을 쏘는 남자입니다.(웃음)
카즈아키와 리오의 첫 만남은 이런 식으로 '첫눈에 반한다'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뒤를 보면 리오우가 일방적으로 매달리니, 어느 쪽이 마성인지요?
이 문장에서 마음에 든 건 [心臓は反射的にどっと血を押し出した]란 문장입니다. '반사적으로 울컥'이라니. 보통 피를 반사적으로 흘린다는 표현을 쓰던가요. 다카무라 가오루는 미묘하게 어긋난 수식어를 쓰는데, 그게 정말 제 취향입니다.


그 얼빠진 얼굴로 스파이라면, 나도 스파이다.
あのふざけた面でスパイが出来たら、自分だって出来る。
- P.130

이런 식의 리오우 비하 발언(?)이 여러명의 입에서 여러 차례 나옵니다. 꽤 얼렁뚱땅.
[리오우]의 리오우는 그야말로 완벽하지요. 언어구사에서도 완벽한 베이징어, 일어도 일본인과 다를 바 없이 사용합니다. [내 손에~]의 리오우는 상하이 사투리를 쓰며, 일어도 약간은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런 리오우도 귀엽기 그지없습니다.


마치 신선과 예술가와 장사꾼과 갱을 전부 합쳐서 나눠 놓은 듯한 남자다. 수상함도 애교도 적의도 전부 섞여 있다. 간을 보면 분명 팔보채 맛이 날 것이다.
まるで、仙人と芸術家と商人とギャングを全部足して割ったような男だ。うさん臭さも愛嬌も敵意も全部混じってる。食ったらきっと八宝菜の味がするんだろう。
- P.163

리오우는 팔보채 맛이랍니다.


리오우는 진심으로 이상하다는 듯 어깨를 흔들며 웃고는, 동시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습기가 없는, 모래 같은 눈물이었다.
リ・オウは心底おかしそうに肩を揺すって笑い、同時にさめざめと涙を流した。しめっぽさのない、砂のような泣き方だった。
- P.174

[しめっぽさのない、砂のような]란 문구에서 갑자기 [황금을 안고 튀어라]가 플래시백. 제가 리뷰에도 옮겨 놓았던 예의 정사신(!!)에서 [이윽고 그것이 분출되어 흐르고 스며들어가는 사막에 누워있게 되리라는 생각이 들자 고다는 또다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라는 문장이 번쩍. 사막과 모래라는 그 텁텁한 무미건조함 쓸쓸함, 그리고 그 무한함 같은 게요. 다카무라 가오루다워서 좋습니다.


괜찮아, 신경 쓰지마. 솜을 넣은 한텐을 입더라도 너는 너다. 타치바나 아츠코다.
いいんだ、気にするな。綿入れのハンテン着てたって、君は君だ。橘敦子だ。
- P.232

리오우 관련만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 문장은 정말 너무 좋아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너는 너다, 타치바나 아츠코다'라고 말하는 카즈아키의 애정이 절절합니다. [리오우]에선 꽤 담백했던 두 사람 관계가 [내 손에~]에선 좀 더 오래 지속됩니다.
사키코에 대한 카즈아키의 애정이 건조한만큼, 타치바나 아츠코에 대한 상념은 폭풍같지요.
(한텐이란 건 좀 나이드신 분들이 주로 입는, 방한용 겉옷입니다.)


“하라구치와 연을 끊지 않은 당신을 원망해. 나보다 하라구치 품속을 택한 당신을 원망해. 원망해도 당신만은 처리할 수가 없어. 그게 가장 분해.”
“나는 하라구치 일로 너에게 원망 살만한 기억은 없어.”
“그게 인간 마음의 괴이함이지. 나는 당신과 일을 하고 싶어. 당신이 하라구치와 함께 있는 한 그럴 수 없으니까 하라구치를 제거했어.”
“넌 살인자야.”
“살인도 하지만 목숨도 걸지.”
「原口と手を切らなかったあんたを恨む。俺より原口の懐を選んだあんたを恨む。恨んでもあんただけはやっつけられない。それが一番悔しいよ」
「俺は原口のことであんたに恨まれる覚えはない」
「これが人間の心の不思議なところよ。俺は、あんたと仕事をやりたいんだ。あんたが原口の懐にいる限り、それが出来ないから原口には消えてもらった」
「あんた、人殺しだ」
「殺しもやるが、命も賭ける」
- P.294

리오우의 이런 열렬한 고백.
딱히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라기보단 말이죠. 여기서 리오우 말투가 굉장히 좋아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종종 리오우가 이런 말투를 씁니다. [これが人間の心の不思議なところよ] 이 부분이요. 이 말투가 이상하게 저한텐 오다 노부나가 같은(!!) 박력을 느끼게 해요. 폭군 리오우, 좋다.(웃음)


내 손이니까 뭘 하든 상관없지만, 같은 손으로 가족을 대했던 것에 대해선 나 자신에게 해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타마루에게가 아니다. 아이와 사키코에 대해, 죄스러웠다.
自分の手だから何をしようと勝手だが、その同じ手で家族に触れてきたことに対して、自分自身の釈明をせずには済まなかった。田丸にではない。子供と咲子に対して、済まなかった。
- P.326

가족을 만졌던 그 더러운 손을 스스로 자해하는 카즈아키.
끝끝내 가족에겐 나쁜 남편이었던 카즈아키. [리오우]에서의 카즈아키는 가족을 꽤 사랑하는 모습에 충분히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다고 생각합니다. [내 손에~]에선 결국 카즈아키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는 남자지요. 한 마디로 나쁜 남자였습니다. 가족을 갖고도 정착하지 못한 자신의 운명을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결국 이기적인 남자의 변명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장면의 비장함은 좋아합니다.


“그 신은 당신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 신이라면 내 쪽이 훨씬 나아. 난 당신에게 나에게 반하라고 말하겠어.”
「その神、あんたに自分を愛しなさいと言わなかったのか。そんな神なら俺の方がマシだ。俺はあんたに、自分に惚れろと言ってやる」
- P.339

나도 반하겠어, 리오우.


50발의 총성이 줄곧 귀에서 떠나지 않은 채, 눈을 감자 망막에 핏빛 꽃이 진다. 그것 또한 온몸에 털이 곤두설 정도로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에 돈다발 꿈과 창백한 달. 리오우의 청랑한 광기.
남자 하나 미치는데 이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五十発の銃声がいつまでも耳から離れず、目を閉じると網膜に血の色の花が散る。それがまた、身の毛のよだつ美しさだった。
この美しさに札束の夢と蒼白な月。リ・オウの晴朗な狂気。
男ひとり狂うのに、これ以上何が要るか、と一彰は思った。
- P.349

눈부신 마지막 장면. 가족도 뭣도 다 버리고 리오우와 도망자의 길을 택한 카즈아키.
[리오우]에 비해 [내 손에~]가 비극이라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리오우]의 두 사람은 완벽한 평화와 안식을 얻었지만, 아마도 [내 손에~]의 두 사람은 부와 함께 위험도 같이 얻은 채, 언제 변사체가 될지 알 수 없는 운명을 껴안고 살아가겠지요.
그러나, 그러면 어떻습니까. 두 사람은 그저 두 사람인 걸로 이렇게 찬란한데.

남자 하나 미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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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5 17:07 2008/08/05 17:07
Posted by 유우

俺はあんたのもの。あんたは俺のもの。

Under 감상의 늪/소설-소설가   Posted @2008/06/19 01:18

"근일 중에 당신과 방의 전쟁인가."
"그래. 오늘 내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땐 널 부수게 되겠지. 하나는 그걸 말해 두고 싶었고. 또 하나는……."
또다시 리오우는 눈을 깔고, 살며시 웃었다.
"내 대신 형무소에 들어가 준 남자 한 명, 죽어도 잊지 않을 거야."
"그럼 자고 가. 귀여워해 주지." 카즈아키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 전에 침대를 만들자. 우리들의 침대는 돈다발. 침대 아래는 초원. 천개는 맑은 하늘의 흰 구름. 그렇게 건널 강이 삼도천이라도 원망하지 않을 거면, 나는 네 것이고. 너는 내 것이지."

<내 손에 권총을> p.243-244, 다카무라 가오루, 고단샤, 1992




내가 지금 읽는 게 BL이 맞구나. 어허. 22살, 두 사람이 만나고, 처음 헤어질 때 나눈 포옹이 관능적이었다니, 그런 요상한 표현들을 읽으니 참 삶이 공허해집니다.

카즈아키야, 처자 딸린 몸으로 외간 남자랑 바람 피우면 안 된다.


>6/21 추가
저 당시 아직 카즈아키가 처자가 딸리지 않았음이 확인.(대신 건드리는 여자는 있더라-.- 그쪽이 진짜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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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9 01:18 2008/06/19 01:18
Posted by 유우

うまい。おやすみ。

Under 감상의 늪/소설-소설가   Posted @2008/06/17 03:01

"이거 마셔라."
모리야마는 자신의 잔에 가득 채운 술을 남자에게 내밀며, 한 손으로 마시는 시늉을 했다. 리오우는 잔을 받자 물이라도 마시듯 잔 가득 있던 차가운 술을 마셨다.
"맛.있.다" 모리야마는 초크로 작업대에 히라가나를 썼다. 그리고선 그 아래에 <好吃>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리오우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밀고 초크로 직접 거기에 <맛있다>고 썼다. 그 손바닥을 모리야마에게 보이며 남자는 처음으로 가벼운 미소를 띄었다. 언젠가 본 정기가 스쳤으나, 금세 또 알 수 없어졌다.
"맛있다" 리오우가 말했다.
"이쪽은 요시다 카즈아키. 내 오래 된 지인이지" 모리야마가 말했다.
리오우는 말없이 손을 내밀어, 카즈아키도 한 손을 내밀었다. 상쾌하고 차가운, 살점 없이 부드러운 손이었다.
"맛있어. 잘 자." 리오우는 말했다.

<내 손에 권총을> p.99~100, 다카무라 가오루, 고단샤, 1992




일본어 못 하는 리오우1도 미치겠는데, 할 줄 아는 말이 "맛있어, 잘 자."
이 작가가 날 죽일 셈이야 lllorz
(그 외에 경극분장[당연히 여장]을 한 리오우라든지←비록 사진이라지만 그 묘사에 불타 죽음)

<리오우>와는 정말 등장인물 이름과 지명만 같은 소설. 여기의 리오우는 좀 더 경솔하고 양아치삘 솔직한 청년. 증오도 호의도 직접적으로 표현합니다. ..라고 단언하기엔 아직 등장이 너무 없음.(털썩)
전체적으로 소설 느낌이 <황금을~>을 떠올리게 하네요. 이런 치기어린 다카무라 가오루 좋습니다. 초반의 읽는 감은 <리오우>보다 좋아요. 뒤로 가면 어떨지 모르지만. <리오우>는 후반은 잘 읽히는데, 초반이 상당히 버겁잖아요.


이상 1/3 지점에서 짤막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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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정확히는 일본어 못 하는 척 하는 리오우. 어쨌거나 초반의 몇 안 되는 등장에선 일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음. 대사 자체도 거의 없지만. 「あんたが仲介をやれ。要么折半? We can make a fortune」이런 식의 언어구사. 일어든 중국어든 영어든, 하나로 통일해 주면 안 되겠니.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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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7 03:01 2008/06/17 03:01
Posted by 유우